마음의 지도 - 남해 독일마을에서의 3일
CP : 박복용
PD : 김무관
글, 구성 : 최미혜
내레이션 : 유열
아름답기로 유명한 남해 물건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
이국적인 붉은 지붕의 하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태극기와 함께 독일 국기가 나부끼고,
'괴테 하우스', '로젠 하우스', '하이디 하우스'와 같은 이국적인 집 이름과
'독일로'라는 거리 이름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경남 남해에 자리한 ‘German Village’, 독일마을이다.
지난 1960~70년대 고국을 위해, 가족을 위해 이역만리 땅에서 청춘을 바친
독일 교포 1세대들이 지금 이곳에 정착해 살고 있다.
◇ 그리움으로 지낸 지난 40년
1960년대 너도나도 가난했던 그 시절, 젊은 남자는 광부라는 이름으로, 여자는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이역만리 독일땅으로 떠났다. 조국에서 못 이룬 꿈을 위해, 남은 가족을 위해 눈물로 타국 생활을 버텨온 이들. 당시 파독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한국으로 송금해 온 1억 5천만 마르크는 우리나라의 총 수출액의 30%에 해당하는 거액이었고, 이 자금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종자돈이 됐다. 40여 년이 지난 후, 60~70대가 된 그들은 평생을 그리워했던 나라, 고국에서의 삶을 위해 다시 한국행을 선택했다.
◇ 우리의 아픈 역사의 산증인, 파독 간호사와 광부
지난 2003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독일 교포 정착촌엔 현재 33가구가 살고 있다. 독일식 집과 독일에서 지급되는 연금으로 남부럽지 않은 노년을 보내는 듯 보이는 교포 1세대들. 지금의 여유로운 생활 뒤에는 대하소설을 써도 좋을 만큼 아픈 시간을 지나온 세월이 있었다. 그들에게서 더 이상 석탄 냄새와 병원 냄새가 느껴지지 않듯,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었던 그들은 어느새 우리에겐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렸다.
◇ 아내의 나라에서 보내는 즐거운 노년
23세에 간호사로 독일에 간 서부임 씨는 고국에서 여생을 보내기 위해 독일인 남편 울머 씨와 함께 2년 전 이 마을에 터전을 마련했다. 전직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었던 울머 씨는 전공을 살려 독일어는 물론 독일 문화를 가르치는데 앞장서는 한편, 한국어 단어장을 만들어 다니며 한국어 공부에 매진한다. 아내와 이웃의 한국 부인들이 주고받는 말이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란다.
◇ 채워지지 않는 마음속 빈자리
40여 년 독일에서 살면서 돈을 벌고 자리를 잡아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속 빈자리가 있었다고 호소하는 독일마을 사람들. 그들은 훗날 다시 돌아갈 고국에서의 삶을 위해 꽤 오랜 시간, 많은 준비를 했다. 가전제품 하나를 살 때도 한국에서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온갖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들. 그러나 다시 돌아온 고국 역시 낯설기는 마찬가지. 40년 전 떠날 때와는 너무나 다른 나라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마음속에 자신만의 지도를 그리며 살아왔을 독일마을 사람들. ‘마음의 지도’ 위, 그들은 어디쯤에서 머물고 있을까?
'독일 가서 33년을 살면서, 똑같이 대접을 해주고 월급도 똑같고 휴가도 똑같이 주고 그래도 항상 정말 나는 외국인이구나. 그 빈자리가 항상 있었어.
그래서 항상 내가 그랬어. 이 가슴에 구멍이 하나 패어가 있는데 언젠가 내가 내 나라 가면 가슴에 이 구멍이 메워질 것이다.
지금 현재 독일에서 살고 있는 사람 다 그럴 거예요. 다 그렇게 삽니다.
그런데도 또 여기 오니까 여기서도 완전히 내 고향이, 내가 난 곳이 아닌 거라.'
우춘자 (73) _ 독일마을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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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시놉시스:
이 프로그램은 ‘특정한 공간’을 ‘제한된 72시간’ 동안 관찰하고 기록하는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21세기 오늘의 한국사회의 단면을 ‘특정한 공간’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세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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