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8일 화요일

PD수첩 873회 사라진 고구려벽화 행방 가짜 진짜 감정

PD수첩 873회 줄거리:

사라진 고구려벽화의 행방, 그 진실은?

지난 2000년, 중국 집안(集安)시의 고구려고분 두 곳의 벽화가 도굴당했다. 사라진 벽화는 고구려 시대의 대표적인 고분인 삼실총과 장천1호분의 벽화. 고구려인들의 생활상과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자료로 손꼽혔던 유물들이다. 당시 벽화 도굴죄로 4명의 조선족이 사형판결을 받으면서 벽화의 행방은 수수께끼로 남게 됐
다.

'도굴 후에 벽이 그냥 백지상태가 되었다고 들었어요' (진영선, 복원전문가)
'고구려 벽화를 아주 좋은 값이면 팔겠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골동품 상인)

사라진 고구려 벽화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제작진은 집안시를 찾았지만 고분의 입구는 이미 시멘트로 봉해져 출입이 통제된 상태. 그러나 그곳에서 어렵게 입수한 중국 인민법원 판결문을 통해 도굴 사건에 한국인이 연루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인물은 도굴범들에게 55만 위안(당시 한화로 약
8,500만원)을 주고 도굴을 지시, 벽화를 구입했다는 것. 중국 현지에서 만난 조선족은 판결문의 한국인으로 인사동의 골동품상인 이모씨를 지목했다. 이모씨는 현재 고미술품상인들의 연합인 한국고미술협회에서 이사와 감정위원을 겸하고 있는 인물이다.

제작진이 찾았을 때 벽화와의 관계를 완강히 부인하던 이씨. 몇 번의 설득 끝에 당시 도굴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씨는 당시 중국을 다녀간 사실을 인정하지만, 돈을 건넨 사람은 따로 있다고 했는데... 그가 지목한 인물은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인 김종춘씨

실제로 제작진은 2000년 도굴사건 이후 김종춘 회장에게 벽화 구매를 제의받은 사람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김씨가 국내에 벽화를 들여와 수십억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시하며 판매를 시도했다는 것. 당시 벽화를 본 수집상들은 벽화 속 여인들의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여인처럼 아름다웠다고 말한다.벽화의 입수 경위에 대해 물었지만 김 회장은 끝까지 도굴사건과의 연루설을 부인했는데...

사건 발생 10년 만에 밝혀지는 고구려 벽화 도굴사건의 전모.사라진 고구려벽화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 가짜도 진짜로 바뀌는 감정

김종춘씨가 회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한국고미술협회의 주된 업무는 고미술품 감정. 국가공인 감정기관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한국고미술협회는 가장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고미술협회의 감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제보들이 들어왔다. 진가(眞假) 여부와 시대구분에 대한 정확한 감정이 이뤄지지 않아 판매금액이 적게는 몇 백에서, 많게는 수십억까지 오고간다는 것이다. 한 골동품 상인에 따르면, 고미술협회의 감정은 상인들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고 한다. 그는 김 회장과의 친밀도에 따라 감정결과가 달라진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실제로 고미술품 상인 유00씨는 2001년, 김종춘 회장을 통해 가짜 겸재정선 그림을 진품으로 감정 받은 사실을 고백했다. 판매가도 300만 원에서 2억으로 올랐다.

감정위원들의 공정성도 문제였다. 돈을 받고 허위감정을 한 감정위원들이 보험사기, 담보 대출사건에 연루되며 구속되는 사건들이 줄줄이 발생한 것.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고미술협회의 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양심이 실력 위에 서 있어야 한다는 감정. 잃어버린 양심으로 인해 공신력마저 의심받는 고미술품 감정의 세계를 취재했다.


▶ 가짜부분만 70%인 도자기가 박물관에 있다??

'능력이 좋으면 박물관에 깨진 것도 들어간다고' (중국 골동품 상인)
'가짜가 도록에 나오면 한국미술은 완전히 없어지는 거나 마찬가지죠' (정양모 전국립중앙박물관 관장)

김종춘 회장과 약 2,3천 점 이상의 거래를 한 골동품 중개상 황00씨. 그는 김 회장이 가장 선호한 물품이 수리도자기라고 밝혔다. 깨진 파편으로 원래 모양을 유추해 새 파편과 함께 온전한 모양으로 완성시킨 것을 수리도자기라고 한다. 이들 중엔 진짜 파편이 30%가 채 되지 않는 물건도 있었다. 문제는 수리도자기 중 일부가 국내 유명 박물관에도 납품되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진짜 파편이 부족한 도자기는 본래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박물관에 전시돼 역사적인 자료로 공신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고미술의 역사가 왜곡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유통구조 속에서 유물의 역사적 가치마저 왜곡되고 있는 고미술품계의 현실을 < PD수첩>이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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