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前 국가정보원 파견 외교관의 양심선언
'대한민국 외교관으로 해외에 살았다는 거 자체가 너무너무 창피했어요.국적을 포기하고 싶었어요.'
전직 국가정보원 요원이 < PD수첩> 제작진을 찾아왔다. 20여년간 국정원에서 중동전문가로서 이라크 등 국제분쟁 지역에 근무해 왔다는 베테랑 요원, 황규한 씨(48). 4년 전, 황 씨는 주 이스라엘 대사관에 파견관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우연히 동료 직원의 비리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8개월 뒤, 황 씨는 갑자기 20년간 몸담았던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해임이란 중징계 처분을 당하게 된다. 도대체 이스라엘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공관 주택임차 계약을 둘러싼 이상한 ‘거래’
황씨 부부가 이스라엘에 도착했을 당시, 그들이 살집은 이미 국정원 선배 직원인 이 모씨에 의해 계약이 끝난 상태였다. 텔아비브 중심가에 위치한 아파트로, 월 2500달러(약 300만원)에 3년간 거주한다는 것이 계약의 조건이었다. 월 2500달러는 당시 서기관급 외교관이 이스라엘에서 집을 구할 때 지원되는 최대 금액으로, 외교부 예
산에서 나오는 국민의 세금이다. 당시 월 2500달러면 펜트하우스급 고급아파트를 임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은 지 20년이 넘는 이 아파트의 상태는 매우 낡고 허술했다. 황 씨의 아내는 집주인에게 계속해서 집수리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집주인으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되었다. 전임자 이 씨가 월 500달러를 주택보수비 명목으로 챙겨갔다는 것. 그렇게 이 씨가 가져간 돈은 매달 500달러씩 3년 치, 총 1만8천 달러였다. 당시 어떻게 이런 계약이 가능했던 것일까? PD수첩은 이스라엘 현지 취재를 통해 당시 계약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보았다. 제작진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텔아비브 아파트의 시세는 실제 계약서에 보고된 가격보다 훨씬 낮았으며, 계약서 내용 이외에 구두로 이뤄진 이면계약이 따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당시에 이 사건은 “한국 외교관의 횡령 비리”로 이스라엘 유력 경제지에 게재될 정도로 이스라엘 사회에서 큰 파장이 일었다고 한다. 5~6백명에 불과한 작은 교민사회에도 이 사건은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 내부고발의 대가는 해임?
선배의 횡령사실을 알게 된 황 씨는 이를 즉시 국정원 본부에 보고했다. 황 씨는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문제가 확산되지 않고 조용히 내부에서 처리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국정원이 이 사건을 ‘이 씨가 나랏돈을 횡령한 사건’이 아니라 ‘이 씨가 황 씨에게 줘야 할 주택보수비를 주지 않아 발생한 개인적 분쟁’으로 처리하
려 했다는 것이 황씨의 주장이다. 비리를 은폐하려는 국가기관에 실망한 황 씨는 결국 사직을 결심했고, 외교부는 한 달 뒤 현지 퇴직이 허가되었다는 공식전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3개월 뒤, 상황은 갑자기 달라졌다. 국정원이 황 씨를 해임한 것이다. 지금까지 황 씨의 사직서를 수리한 적이 없었다는 게 국정원의 입장. 이후 황 씨는 공무원으로서 해직자란 불명예를 안은 채 3년 동안 재취업도 하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려야만 했다. < PD수첩>은 취재 중 입수한 문서들을 통해 당시 국정원이 황 씨의 사직을 인정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이를 두고 황 씨의 담당 변호사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징계유도사건”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년 넘는 법정 투쟁 끝에 최근 그는 해임취소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해임취소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들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 PD수첩>에서는 이스라엘 재외공관에서 벌어진 내부고발 사건의 전말을 심층 취재했다.
PD수첩 871회 보러가기 >
실시간 온라인 TV 다시보기 | 연예오락 더보기 | PD수첩 전체보기

PD수첩 시놉시스:
쌍방향 생방송으로 사회문제의 심층, 집중 분석 코너 마련, 더 가깝고도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시사성과 심충성을 생생이슈로 동시에 잡아라 !
심충취재로 진실을 향해 달린다 !
시청자를 위한 애프터 서비스 !
PD수첩 871회 보러가기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