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재발한 암. 더 이상 수술도 불가능한 상태.
그래도 정규 씨는 아내를 포기할 수 없다.
3년 전, 아내 경미 씨(38)는 계속되는 두통으로 찾은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비인두암. 이름조차 생소한 병은 벌써 세 번째 재발해 경미 씨의 뇌 속 곳곳에 침투했다. 계속되는 병마와의 싸움에 경미 씨와 가족들의 몸과 마음은 지쳐만 가는데...
중국집 배달일을 하는 정규 씨(39)는 아내를 대신해 집안일과 아이들을 돌본다. 운영하던 가죽공장이 IMF로 부도나고 약 4천만원의 빚과 함께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아내에게 몹쓸 병까지 찾아왔다. 일용직 일만으로는 산더미 같은 빚과 병원비는커녕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하다. 그래도 아내만 옆에 있어준다면 이런 힘든 현실도 행복할 따름이다.
그런데 아내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병원에서도 이번이 마지막 치료가 될 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정규 씨는 믿는다. 반드시 아내를 살릴 수 있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살리고 말거라고....꼭 살아 달라고....
# 세 번째 재발, 엄마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병
경미 씨(38)는 오늘도 힘겹게 병원으로 향한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가 아파와 구토를 한다. 갑자기 찾아온 암은 경미 씨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방사선 치료로 음식을 거의 삼키지 못하게 되고, 안면절개 수술로 한 쪽 눈을 뜨지 못한다. 남편 정규 씨(39)가 언제나 예쁘다고 칭찬해주던 까맣고 긴 생머리도 모두 사라진지 오래다. 세 번째 암이 재발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도 없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항암제 약을 먹으며 병의 진행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달리는 아빠
남편 정규 씨는 오늘도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다. 거의 매일 같은 메뉴이지만 정성껏 만든 찌개냄새가 반지하방에 가득 풍기면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이고 늦은 출근을 서두른다. 일용직 배달일만으로는 병원비와 빚을 감당할 수 없다. 아내의 병수발을 위해 정규직으로 일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매달 20만원의 월세도 벌써 일년치가 밀렸다. 돈이 없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내의 환자식 음료를 사주지 못할 때 정규 씨는 가슴이 아파 찢어질 것만 같다.
# 평생 옆에만 있어 준다면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인 현진이(14)와 선영이(11). 그러나 반대로 아이들은 엄마의 수족과 같다. 몸이 아픈 엄마를 대신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집안일과 잔심부름을 불평 없이 해내는 착한 아이들이다.
정규 씨의 아내사랑은 눈물겨울 정도다. 일을 하는 틈틈이 아내를 살피러 집에 들르고, 목욕도 손수 시켜주고, 아내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남자다.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어도 경미 씨가 옆에만 있어 준다면 견뎌낼 수 있는데, 이런 정성과 사랑에도 불구하고 경미 씨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정규 씨는 화장터와 상조회사에 대한 메모가 담긴 경미 씨의 노트를 발견하는데..
# 엄마의 마지막 소원
평소라면 제일 일찍 귀가할 정규 씨가 오늘은 늦게까지 가게 앞을 서성인다. 아내의 고향에 가기 위해 가불을 받기 위해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차도 잘 못 타는 경미 씨지만, 이번에는 무리해서라도 데려가고 싶다.
경미 씨의 아버지는 현재 딸의 상태를 알지 못한다. 아버지가 기억하는 건 완치된 딸의 모습 뿐. 아버지 역시 암 투병 중이시다. 연세 많으신 아버지가 딸의 상태를 알고 충격을 받으실까봐 여태 알리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경미 씨는 아버지가 보고 싶다. 이번이 마지막 고향행이 될지도 모른다. 정규 씨는 점점 더 상태가 나빠지는 경미 씨의 소원을 더 늦기 전에 이루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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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동행 시놉시스:
한국사회 ‘신빈곤’ 현실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 될 터....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빈곤은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의 빈곤문제는 이른바 ‘신빈곤’이라 일컫는 ‘절망의 빈곤’이라는 점에서 빈곤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처를 달리해야 한다.
고속성장시대의 빈곤이 ‘희망의 빈곤’이라면 현시대의 빈곤은 한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든 ‘나락의 빈곤’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더구나 빈익빈부익부의 극화일로에 있는 현시대의 빈곤은 과거와 달리 사회적으로 고립, 격리되는 양상마저 나타나면서 빈곤층에 대한 관대한 태도는 점차 사라지고 이들을 사회적 낙오자로 경멸하고 무시하는 등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ation)’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신빈곤의 특징이다.
현장르뽀 동행은 대한민국 하위 1%의 삶과 현실에 밀착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 역시 더불어 살아야 할 동반자라는 것을 시청자들과 공감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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